히나레이
Hinarei
week 5 20250227
  • 사루 히나토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쉬러 들어가려다가 뭔 더 이벤트가 있나 싶어서 멈칫..)
  • 사루 히나토
    핫. (그대로 따라 멈춘다. 삼 초···) (15도 각도로 어정쩡하게 꾸벅이기만.) 드, 들어가 쉬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네. (따라 고개를 꾸벅이며) 그쪽도. ……그리고 몸 좀 피고 다니세요. (아까 멀어졌던 것을 생각하는 듯..)
  • 사루 히나토
    ······나름, 아마···. 펴지 않았나요? 그렇게 숙···였나요? (말하며 슬금슬금 바로 선다. 조금씩 눈높이가 맞아간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많이 숙였습니다. (돌직구로 던진 말에 별 감정은 없어 보인다.) 당신은 햇빛을 쐬는 게 가장 우선이겠군요. 평소에도 햇빛 잘 안 볼 것 같으시고.
  • 사루 히나토
    (혼자 충격받고 더 꼿꼿하게 섰다···) 그렇게까지, 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아닌가? 어쨌든 햇빛은 적당히 봤던 걸로 기억해요···. ······저 히키 니트? 이미지예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닌가? 는 본인도 본인을 못 믿는 것 같은데요. (네 어깨를 탁탁 친다.) …음,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좀 안 볼 것 같은 이미지랄까. 그정도면 이해하겠습니까?
  • 사루 히나토
    ······낮에 생활한 기억이 선명하지만, 사람이 어려워서 피하면··· 낮을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건 맞으니까요···. 조금···? 못 미덥달까. (괜히 제 어깨를 주물거린다. 멋쩍은 투.) 지금은 기억이 불확실하기도 하고요. 거기까지는 아니라면 다행이에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결국은 사람이 없는 밤에 돌아다녔다, 이겁니까? (그래서 이렇게 다친건가? 싶어 붕대나 밴드를 붙인 곳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혹시 어깨에 상처가 있었다면 미안하고요. 실제로 넘어진 건 다른 사람인데 왜 당신이 더 다쳐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사루 히나토
    ······네에. (답하고 보니 정말 히키코모리 같잖아, 나··· 그런 자책에 잠깐 문장이 느려졌다.) 상처가, 없진 않은데. 아픈 건 아니고요···. ···상처들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래저래, 다칠 일이 있지 않았을···까요? 일단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으니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반응이 어떻든 아랑곳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아르바이트라…. 셀루도스 정도 되면 아르바이트는 안 해도 됐었을 텐데 말입니다. 뭔가 전문적으로 하는 셀루도스는 아니었나봅니다. 셀루도스에 대한 기억은 있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없죠···? (당연하게 읊었다. 이내 짧게 침묵했다.) 무언가 잊어버렸다는 것 치고 일상 기억의 대부분이 남아 있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러게요. 전문직이나, 저 이겁니다! 할 만한 일은 아니었나봐요···. 우츠하시 씨는요? 셀루도스에 관한 기억······ 아니면 무언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거나, 조금이라도 있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일상의 기억이 대부분 남아있다니 당신에겐 다행이네요, 그래도. 다른 분들은 기억이 제법 없으신 편이라 본인 기억도 의심하시는 편이더군요. (이어지는 질문에 고개를 잠시 기울이다가) 직업……정도려나요. 말고는 웬만한 건 기억하고 있어서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아도…, 뭐. 기억이 없어진 척 하는 백수일 수도 있겠죠. 셀루도스 백수라 있을 수 있나 싶지만.(농담은 아닌 듯 계속 일관적인 표정이다.)
  • 사루 히나토
    농담이죠···. (대충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리려다, 여상스러운 표정에 서서히 땀방울을 삐질대는 낯으로 돌아온다.) ······진심···이신가요? 셀루도스 백수라니, 되게 불명예스러운 명칭인데다··· 그래도, 월세를 냈다거나, 그런 기억은 있으실 거 아니에요? 그··· 인유우 씨 처럼.
  • 우츠하시 스이레이
    …. (농담 아니었는데. 굳이 말하진 않는다.) 대충 기억은 있죠. 출근은 한 기억이 있으니……. 그런데 백수도 나름 출근할 수도 있고, 불명예스러우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셀루도스 타이틀을 달면 자연스레 유명도도 따라오니 그에 따른 돈을 얻기도 쉬우리라 생각되고요. …사루 씨는 기억나는 거 더 없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출근할 일이 없는 사람을 백수라고 부르지 않나? 역시 말로 뱉진 않았다.) 그, 그건, 또 그렇지만······. 세계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이라고 했었으니까, 유명도나 돈보단 명예가 우선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제, 제가 무지했네요···. (긁적인다.) ······셀루도스 관련으로요? 네에···. 조금 막막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전 명예도, 유명도도 돈도 아무래도 좋은 사람이라. 물론 사루 씨의 말마따나 명예가 우선인 사람도 있겠지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평소에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지그시.) 포코피든 뭐든 기억을 되찾을 수 있게 방법을 찾아 본다니 일단 잠자코 기다려봐야겠죠. 막막해도 별 수 있겠습니까. ……. (잠시 이어지는 정적. ) 야마나시 현에서 자랐다고 하셨죠.
  • 사루 히나토
    ······그, 음, 조금은···.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그 말에 어깨가 더욱 처지는 반사작용. 자각은 있었다. 정적 후 이어지는 문장에는 순순히 끄덕인다.) 네에, 야마나시 현에서 자랐어요···. 이건 왜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세상이 당신을 적으로 돌린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자신감이 떨어지시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끔뻑인다.) 자기 소개에서 말하신 게 기억나서요. 뭐 특별할 게 더 있나 해서?
  • 사루 히나토
    ······. (벙긋거리고, 입을 다문다. "이유까지는 잘···" 웅얼대는 행위. 저조차 이해할 수 없는 것인데 타인을 납득시킬 수 있을 리가.) 야마나시에 관해서요? 트, 특별한 건 없어요. 도시와 시골 중간 도시 느낌···이네요. ······밤에 대중교통이 일찍 끊긴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지그시 바라보다가 아무렴 어때. 그리 작게 말하고는 눈을 느릿하게 몇 번 끔뻑인다.) 나름 수도권이라고 여겼는데 그건 또 아닌가 보네요. 그냥 너무 위축된 것 같아 화제 좀 돌리려고요. 보통 사람들은 자기 고향에 대해 말하면 말이 많아지더군요.
  • 사루 히나토
    ······아, 네에···. (그런 의미였구나. 무어라도 말할 수 있는 주제로 바뀐 게 반가운 건 사실이었다.) 수, 수도권이기는 한데, 우린 농업이 주류예요. 주택보단 전통 가옥이 좀 많고···. ······고향이라고 할 만큼 떨어져 본 적은 없지만요···. 우츠하시 씨는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렇군요. 거기에 호토라는 음식이 유명하니 나중에 가볼까 싶긴 했습니다. 지금까지 사루 씨께 들은 이야기로는 시골에 가까운 인상이네요. 사루 씨도 전통가옥에서 살아 오셨는지? (가만 바라보다가 질문에 아. 소리를 내며) 전 히가시구 사람입니다. 홋카이도벤을 사용하진 않지만…….
  • 사루 히나토
    저도··· 그, 가옥이라고 할 만큼 규모가 큰 건 아니고, 전통 집이긴··· 해요. ······야마나시 현에 오시면, 호토 만들어 드릴게요. 어머니께서 알려 주셨거든요···. (히가시구의 위치를 가늠하듯 눈 굴렸다.) 어라? 그러고 보니··· 마, 말투 만으로는 히가시구인지 모르겠어요. ···고치신 건가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야마나시 현까지 가야겠네요. …그런데 요리는 할 줄 아십니까? (상처를... 바라본다.)아, 삿포로 히가시구입니다. (메모에 대충 지도를 그려 히가시구 위치를 표시해서 보여준다.) 요즘은 홋카이도 벤 사용자가 적기도 하고, 저도 처음 배울 때부터 제대로 배운 터라 고친 것까지는 아닙니다. 물론,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것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도쿄에서 생활한 지 꽤 되었으니 아마 없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 사루 히나토
    할 줄은 알지만. ···비. 비닐장갑을 껴서 하면 되지 않을까요···. (괜히 꼬물거렸다. 메모 보고는 이제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납득했어요···. 방언 같은 건, 친구나 가족이 쓰는 게 아니면 잘 모르니까··· 삿포로면 더 그럴 거고요···. (그러다 잠깐 세월을 계산하듯 고개가 기울었다.) ······스물아홉이셨죠? 도쿄 생활이 꽤 되었다는 건··· 독립을··· 일찍 하신 쪽···?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러다 또 다치실 것 같습니다. 지금 손에 두른 형태를 보아하니, 물에 묻으면 좋지 않을 상처로 보이는데…. 언제, 어떻게 다치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메모를 다시 정리하여 주머니에 넣었다.) 네, 스물 아홉입니다. 독립은 스무살 때부터 도쿄에서 했으니 9년됐네요.
  • 사루 히나토
    ······기, 기억에 없는데···. 관절만 잘 움직이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양손을 펼친다. 행동에 주저가 없는 게 동작에는 무리가 되지 않는 듯하다.) 헉, 스물. 성인인이 되자마자··· 생각보다 더 빨리 하셨네요. ······대학 때문이라거나···? 보통, 그런 이유로 독립하니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관절만 잘 움직여도 베이거나 쓸린 상처는 조심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움직이는 걸 바라보다가 '편히 움직일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하고 덧붙인다.) 아마 대학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에 없어서 섣불리 말씀 드릴 수 없겠네요. 사루 씨는 학교에 대한 기억은 없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맞는 말이죠···. (반응에 틈이 있었으나 선선히 끄덕인다. 손을 내렸다.) 있긴··· 한데요, 음. 제가 고등학생 때 자퇴를 해서···. (목소리가 반쯤 작아졌다.) 주, 중학교 시절까진 말씀드릴 수 있는데, ···대학에 관한 기억이라면 역시 없네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고등학교 때 자퇴를? 25살이라고 하셨는데 많은 일을 겪으셨습니다. (작아진 목소리를 겨우 듣고서는) 그럼 무슨 일을 하시면서 지내셨습니까. 이게 기억에 없다면 그것이 재능이실 텐데, …….
  • 사루 히나토
    그거야··· 시, 시대가 그러니까···? (사건 사고를 겪는 횟수의 평균값 자체가 오른 때였다.) 제 기억상으로는··· 옆집 농사일을 도운 적 있었고, 열여덟 쯤부터··· 아르바이트로 생활했어요. 이것저것 한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시대가 그러니깐…?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그래서 독립도 딱히 안 하신 거겠군요. 어차피 아르바이트만 하고 살아가는 성인들이 많다지만, 공부를 그만둔 건 아쉽지 않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애들이, 많이 싸웠어요. 의자 날아다니고···. 음. (멋쩍게 긁적인다.) 공부를 그만둔 건 아쉽죠··· 이젠 할 만한 환경일 테니까, 생각이 있긴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놓은 게 5년이 넘었는데 될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정말 많은 일을 겪으셨습니다…. (이어진 말에는 음, 소리를 길게 빼다가) 5년이면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그만둔 부모님 세대가 다시 공부를 시작해서 대학을 가는 것도 종종 있는 일인데요 뭘. 아르바이트도 일주일 간 못 가서 잘리게 생겼겠다, 이참에 시작하시는 건?
  • 사루 히나토
    이미 잘릴 거라는 확신이 있다는 게 슬프네요···. (저도 알긴 알지만··· 웅얼거리고서.) ······학력을 따는 것까지는··· 해볼게요. 자, 자퇴 후로 뭘 하질 못해서, 중학교 졸업이 마지막이거든요···. 우츠하시 씨는, 공부 잘하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말도 없이 일주일 내내 연락도 안 되고 알바도 나오지 않는다면 잘리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닌가? 고개를 기울인다.) 네, 못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습니다. 대학도 괜찮은 곳 나왔고요. 이건 왜 물어보시죠?
  • 사루 히나토
    맞는, 맞는 말이죠······. 그나마 하는 일이 사라질 거라는 게 확정되니까 좀···. (끙, 앓는 성 냈다.) 그냥, 공부 권유는 처음 들어서···? 웬만큼 하는 분이신가 싶어서요. 잘하는 편이라면, 나중에 도와주실 수 있나 해서···. 모르는 사람보단 안면 튼 사람이···.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르바이트야 새로 구하면 되는데 그리 걱정이 되십니까. (고개를 기울인다. 저는 이해 못하는 듯.) 도와드릴 수는 있는데, 음. 그럼 여기서 나가서도 기억이 없다면 도와드리는 걸로 하죠. 기억이 돌아온다면 해야 할 일을 계속 해야 하니 도와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겠습니까?
  • 사루 히나토
    ······피, 피해를 끼칠 거 같다는··· 그런 걱정이···? (어째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된 기분에 눈만 데굴데굴 굴린다.) ······저, 포코피가 저희 기억 상실의 원인을 찾길···. 응원해야 할지, 말려야 할지 모르게 됐어요. 기억이 돌아오면··· 역시 다들 바쁘시겠죠···
  • 우츠하시 스이레이
    잘리면 잘리는 대로 지나간 인연인데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도 옛날엔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눈을 느릿하게 끔뻑이다가 뭐어. 이젠 지나간 일이죠. 하고 끝맺는다.) 그렇게 제게 배우고 싶으십니까? 원하는 사람 별로 없던데. 가르치는 데에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 사루 히나토
    ······우츠하시 씨가, 말씀해 주셨으니까요. 부탁드리려는 이유는 그게 전부라서··· 으으음, 제가 어려운 문제 붙드는 걸 보고 왜 이걸 모르지 하실 거 같긴 한데. (원하는 사람 별로 없단 말에서 떠오르는 상상이다···) 이, 이런 개인적인 걸로 기억 찾지 않길 바라는 건 이상하겠죠···. 없던 일로 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들어보니 하사이 씨가 교육자 집안이시라고 하시더군요. 하사이 씨에게 부탁해보시는 편이 어떠실까요. 같은 도쿄에 살고 있다고 하셨으니…. (이어진 말에 고개를 기울인다.) 음. 소극적으로 구시는 건 후천적인 겁니까 선천적인 겁니까?
  • 사루 히나토
    (달싹이더니, 고갤 끄덕인다. 한 번 건의해 보겠다는 듯이 움직이는 행동이 가볍다. 이은 문장에 저도 영 모르겠다는 마냥 침묵과 긁적이기를 반복한다.) ······소극적으로 구는 데에··· 이유가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침묵에 별 말은 덧붙이지 않고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글쎄요. 그걸 저한테 물어도 저는 잘 모르죠. 그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여쭙고 싶었던 것 뿐인지라. 이것도 기억에 없으신 겁니까?
  • 사루 히나토
    ······네에···. (있는 기억이라도 떠올리려는지 고민이 깊다.) 어릴 때부터 좀··· 조용하단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요, 잘 놀긴 했던 거 같은데···. ···아닌가?
  • 우츠하시 스이레이
    지금도 우승하시는 거 보면 제법 잘 노시는 것 같아 보입니다. (뱃지를 바라보다가,) 그럼 선천적이 되는 걸까요. 오늘 보니 감은 좋으신 것처럼 보이는데, 두 번 연속 우승이라서 놀랐습니다.
  • 사루 히나토
    ···그, 그건··· 저도··· 좀··· 놀라운데······. (솔직히 두 번이나 우승할 줄은 몰랐다··· 멋쩍게 긁적인다.) 저, 퀴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누굴 가르쳐 본 적은 있으신 건가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음? …(곰곰..) 잊혀진 기억 중에 있는 게 아니라면 누굴 가르친 기억이 있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제가 누굴 가르칠 성격도 아니고요. ……왜 그런 문제를 냈는지 궁금하네요. 사루 씨는 자기 소개가 포코피 인상에 얼마나 남았으면 그런 내용이 나올까요……
  • 사루 히나토
    ······그, 그러게요. 그런 게 인상 깊다니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불가능할 일 vs 불가능할 일로 넣은 걸까요···? (가르칠 일 없고, 저 또한 자신 있게 자기소개할 사람이 못 되니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마 그런 걸로 생각이 됩니다. ……어쩌다 저희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걸지…. (가만 생각하다가,) 그런데 자신 있게 자기 소개하기가 그렇게 못 할 일입니까?
  • 사루 히나토
    ······아주 못 할 일은 아니지만요···. (쭈뼛거렸다.) 좀, ······익숙한 사람 앞에서도 철면피를 쓰긴 어려울 거 같단 생각이···.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주 못 할 일은 아니라고 하셨으니…. 자, 철면피를 쓰는 연습부터 합시다. (이후로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 법에 대해 30분 가량 설명했다.)
  • 사루 히나토
    (10분 정도 또렷하게 듣다가 남은 20분 사이 점점 흐리멍덩해진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흐리멍덩해 진 거 바라보다가) 어때요, 이해는 하셨습니까?
  • 사루 히나토
    (30초간 침묵하며 눈만 데굴데굴 굴린다.) ······네···. (거짓말.) 당장 실천은, 좀 힘들 거 같지만요···. (이건 진짜.)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당장 실천은 힘들지 몰라도 앞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하면 됩니다. 방금 거짓말 한 건 못 들은 걸로 치겠습니다. (멋대로.)
  • 사루 히나토
    ······뭐죠? 이, 뭔가, 잘못된,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 기분은···.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당연하게도 저는 과외도 굳이 해본 적이 없어 남을 가르치는 데에는 재능이 없습니다. (당당.)
  • 사루 히나토
    그, 제가 배우고 싶었던 건 기초 교육, 인데요? 이런 방향이 아니라···??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일단 이것부터 해야 기초 교육도 가능한 겁니다. 왜, 당장 이차함수 그래프가 어떨 때 중근을 갖도록 하는 상수를 구하시오 하면 대답할 자신은 있으십니까? (이건 별개다.)
  • 사루 히나토
    ······중근···이요? (이거부터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 아니, ······무, 문제 풀이에 개인적인 자신감은 별개이지 않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중근이요. 그러니까.... 방정식의 근에서 근이 중복되어 있을 때 이걸 중근이라고 하는데……. (다시 이야기하려다가 아, 이게 아닌데. 하고 덧붙이며) 하지만 제가 문제 풀어보라고 시켰을 때 눈치 보인다고 앞에서 못 푸실 것 같아서요. 아닙니까?
  • 사루 히나토
    (이 사람 무조건 수학과 사랑에 빠졌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 우츠하시 씨와 일대일일 때의 앞에서라면··· 괜찮은데, 막, 교실 같이··· 사,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곤란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오, 작게 감탄사를 내뱉고는) 정말 제 앞에서 푸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는 이것도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사루 씨는 제가 생각하시는 것보다 자신감이 조금 더 있으신 걸지도 모르겠네요.
  • 사루 히나토
    ······문제를 못 풀 수도 있지만요···. (지식의 문제로.) 음, 좀, 우츠하시 씨는 그래도 일주일간 여기서 같이 지냈고, 그런 만큼 말하는 데 익숙해졌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은 거 같아요. 조금은, 자신감 내는 거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래도 나름 아는 사람의 범위로 생각해주어 다행입니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흠, 아무것도 안 했는데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내준다는 결론이 났다면 앞으로도 기대해볼 수 있겠군요. …비록 이런 상황이라도 말입니다. 괜찮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죽음이 도사리는 상황. 그랬다면 네에, 흔쾌히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일을 알 수 없다. 입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우, 우츠하시 씨가 믿음을 주시면은···. (못 믿는단 소리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입이 열렸다 닫히는 모습에 눈을 끔뻑이며 바라만 볼 뿐이다. 이어진 말에도 한참을 말이 없다가) 믿는 건 사루 씨 마음인데 왜 제가 믿음을 줘야 합니까? (솔직..)
  • 사루 히나토
    ······그건, 그렇게 말씀하시면, 할 말 없지만요···. (추우욱···) ······정말 새삼스러운데, 여태 본 분들 중에··· 가장 무던하신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정말 새삼스럽긴 합니다.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제 생각 하실 시간에 본인을 좀 더 돌아보면서 본인 성격 파악을 하세요. (바라봄)
  • 사루 히나토
    늘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 (긁적인다. 본인 성격을 파악하라고? 고민하다가도,) ······우츠하시 씨가 보기엔, 제 성격이··· 어떻길래요? (···)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럼 늘 그렇게 생각한 이유라도 여쭤야겠네요. 왜 그리 생각하셨습니까? (고개를 기울이다가) 사루 씨는 … 자신감이 없고 … 움츠러들어 있는 성격이 강하죠 …?
  • 사루 히나토
    좀, 음, ······자랑은 아닌데요. 성격이 이렇다 보니··· 은근히··· 도와준다고 해야 하나···? 타이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우츠하시 씨는 아니니까···. (관계가 좁아 이곳에서 만난 너희를 기준으로 이야기했다. 이은 말에는 잠시 달싹이다··· 얌전히 끄덕인다.) 트, 틀린 말은 아니네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남들은 말이라도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도와주지 않아서 무던한 편이라고 생각이 됐다? 입니까? (본인 딴에서는 요약했다.) …….
  • 사루 히나토
    ······아니···. (이거 어떻게 수습하지? 잠깐··· 고뇌.) '남 일이다'라고 딱 잘라 놓는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저한테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럼 남 일이 남 일이지 말을 거둔다고 제 일이 되는 것도 아닌데요. (더 이해 못 하는 상태가 됐다... 고개를 기울이다가,) 그냥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이 오지랖이 넓은 편인 것 같습니다.(아마도.)
  • 사루 히나토
    ······오, 오지랖이 넓은 것에는 동감해요···. (그것에 큰 도움을 받고 있음에도. 바깥에선 흔치 않은 일임을 안다. 따라 고개를 기울였다.) 공감해달라는 말 많이 들을 타입 같아···.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어떻게 아셨습니까. (새삼스럽게 묻는다.) …그럼 남들은 이 모든 단어에 공감을 해준다는 겁니까?
  • 사루 히나토
    ······여기 모두가 알 걸요···. (황당한 낯.) 음, 모든 걸 공감하긴 힘들지만···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그게 어렵다면,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 우츠하시 스이레이
    하지만 비효율적이지 않습니까. 남의 감정을 받아내고 그걸 해소해 줄 때까지 그래야 할 필요를 못 느끼겠습니다. (다시 비효율적이니까요. 하고 덧붙인다.) 사루 씨는 공감 하십니까?
  • 사루 히나토
    저는··· 지금 우츠하시 씨의 말도, 어느 정도··· 납득을 해요. 이건 효율을 염려하게 되면 끝도 없는 부분이니까요···. 필요를 따지는 성격이시라면, 꽤 비효율적인 게 맞죠. (긁적인다.) ······감정을 해소해줘야 하는 부분이란 생각까진 안 해봤지만요. 공감은,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는 영역···이라고 알고 살아와서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원래 그런 겁니다. 감정이란 게. 하지만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다 보면 그것도 끝도 없지 않습니까? (고개를 기울인다.) 그렇구나. 의 허용범위를 넘어갈 때도 있을 거라 생각이 되어서요.
  • 사루 히나토
    ······. (긁적인다.) 글쎄요, 아직은 없는데······ 음. 말 그대로, 끝이 없다고 생각해서 허용 범위를 고려해 본 적도 없는걸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도를 지켜야만 했던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뭔가 고려해본 적 없는 게 많으시군요. 그럼 이참에 생각해보는 시간이나 가져봅시다. (이어지는 말에는 고개를 기울이며) ……글쎄요? 그건 기억에 없는데요. 아마 그냥 제 성격이 그런 게 아닐까요?
  • 사루 히나토
    그, 끝이 없다고 막연히 둔 걸··· 어떻게 고려하죠···? 예를 들면요? (깜빡.) 살짝, 말씀하시는 게··· 우츠하시 씨 나름의 허용범위를 넘어간 적이 있으신가··· 했어요. 아니면 다행인 거지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냥 그것에 대해 고려하면서 생각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딱히 예시를 들지 않아도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을 끔뻑이다가,) 사루 씨야 말로 감정의 선택을 보류 시켜야만 했던 일이 있으셨던 거 아닙니까?
  • 사루 히나토
    ······. (모르겠는데? 멍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0에 곱절을 생각해 봤자 0이다.) 음, 글쎄요··· 저도 기억에는 없는걸요. 감정에 민감···?한 걸 보면, 있을 거 같기도 하고···.
  • 우츠하시 스이레이
    감정에 민감……하셨나요? 사루 씨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본인 감정보다 남의 감정을 더 민감하게 굴었지. 하고 생각하며,) 본인 감정에 대한 민감도가 아닌 남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 맞으십니까?
  • 사루 히나토
    ······응? 아, 네에···. 남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선택 보류만 따지자면··· 저에 의한 것보단, 남을 고려하다 보니 생긴 일이 더 많아서요···. (잠깐 생각하다가,) ······저 둔감한 거 티나요? (···)
  • 우츠하시 스이레이
    남을 왜 그렇게 고려하시는지…. 남 눈치 좀 더 본다고 떡 하나 더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 (지그시 바라보다가) ……정말 몰라서 하는 말씀이십니까?
  • 사루 히나토
    글쎄요······. 습관? 기, 기억이 없어도 이러고 있으니까···. ···뭘 받으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빤··· 보다가 슬쩍 시선 피한다.) ······티 났구나···.
  • 우츠하시 스이레이
    (시선을 피하자 저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작게 한숨 쉰다.) 그래요, 그냥 사시면 됩니다. 어차피 제가 이제와서 그건 옳지 않으니 이렇게 사세요, 라고 말하면 제대로 이행하지도 않으실 것 아닙니까? 당신이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죠. …….
  • 2.5챕터 이후

  • 사루 히나토
    ························미안합니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툭툭.친다.)
  • 사루 히나토
    (치는 대로 스르륵 넘어간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왜...넘어가지.) 뭐하십니까?
  • 사루 히나토
    ······비관 중이에요···. (웅얼거린다. 잠깐 물 먹은 소리가 난 것도 같다.) 비, 비켜드릴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왜요? (물 먹은 소리에 괜히 등 한 번 쳐준다.) 아뇨, 그냥 뭐하고 있나 싶어서 여쭤봤습니다.
  • 사루 히나토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답하다가 등 맞았다. 물 뱉고 잠깐 정신 차렸다.)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어요. (되지도 않는 변명만···)
  • 우츠하시 스이레이
    스스로가……라고 하셨는데 제가 들은 건 헛 것입니까? (고개를 기울였다가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진짜 아무것도 안 하셨다고요?
  • 사루 히나토
    ······허, 헛것···. (이라고 답하기엔 너무 명확하게 물어봐서. 슬쩍 흘겨보더니 눈 굴린다.)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흘겨보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아주 작은 한숨을 내쉰다.) 신경 쓰지 말라고 했으니… 그 요청은 받아들이죠. 필요하면 다시 말하세요. (이어 계속 쪼그리고 앉아 너를 바라본다. 이후의 말은 없다.)
  • 사루 히나토
    ······. (벙긋거리다가, 완전하게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도 정적이 이어지는지라 또다시 흘겨보고, 피하기를 두어 번 반복하고.) 저, 우츠하시 씨. ···먼저 일어날 생각은 없으신 거죠······.
  • 우츠하시 스이레이
    (눈을 깜빡이며 조용히 숨을 내쉬더니, 시선을 상대방에게 고정한 채 미세하게 고개를 기울인다.)일어날 이유가 없으니, 일어날 생각도 없을 뿐입니다. 일어나길 바라십니까?
  • 사루 히나토
    바란다기보단······. (상대 쪽에서 시선을 마주하면 굳이 피하지 않았다. 몇 번 빠르게 깜빡이기는 했으나.) ···여기 앉아있을 이유도 없잖아요. 바닥이 축축하기까지 하고. 굳이···. (불운 옆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나? 짚어보았지만, 모르겠다.) 여기를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불쾌함의 기색은 없다. 그저 불필요한 감정 낭비를 피하려는 듯, 침착하게 입을 연다.)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장소에 남아 있는 게, 더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을 떠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굳이 움직일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이유가 있습니까?
  • 사루 히나토
    ······아뇨. 없어요, 그런 거···. (느리게 말을 잇는다. 이후 유지되는 고요함에 묘한 안위를 느꼈다.) ···가, 가지 않아서 고마워요. 솔직히··· 우츠하시 씨는 기숙사로 돌아갈 거라, 생각했거든요. 제 상황이랑 별개로······. (포코피나 포코나가 부른 것들도 끝나면 곧장 돌아가곤 했으니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가지 않았던 것은 단순한 결정인데 그걸 왜 그리 고마워하시는지 이해는 잘 되지 않습니다. (눈을 깜빡이며 짧은 침묵을 지킨 후, 다시 이어간다.) 다 우시고 다 기억 회상이 끝나셨다면 슬슬 돌아갈까요. 여기 있어봤자 좋은 기억이 계속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 사루 히나토
    ······그게, 그런 단순함이··· 우츠하시 씨 나름의 상냥함이라고 느꼈으니까요. (가벼운 감상. 의도와 달랐더라도, 수신되지 않아도 괜찮았다. 침묵은 기껍게 유지했고 이은 문장에 역시 끄덕인다.) 우츠하시 씨랑 있으면 어째 눈물이 쏙 들어가요···. 그, 저기···. 기숙사로 돌아가시는 건가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단순함이 상냥함이라... 의외로 복잡한 정의네요. (‘기숙사로 돌아가느냐’는 질문에, 차분히 고개를 끄덕인다.)네. 여기서 더 머물 이유는 없으니까요. 하지만...필요하다면 잠시 동행할 수 있습니다. 혼자 돌아가며 쓸데없는 생각에 잠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 사루 히나토
    당신이 생각보다··· 남을 염려하는 사람인 거 같다고, 느꼈어요. (어쩌면 스스로 성찰했던 것보다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민하느라 잠깐 말이 멎었으나,) ······쓸데없는 생각에 잠기지 않겠다고 해야 하는데··· 이건 저도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가, 같이 가주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런 평가를 받게 될 줄은 몰랐군요. 제 의도가 남을 염려한 것으로 보였다면, 그것은 단지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판단이었을 겁니다. (상대가 말을 멈추는 순간에도 침묵을 지키며 기다린다. 그러다 상대가 말을 마치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 같이 가드리겠습니다. 대신 가면서 할 이야기는 당신이 해주셔야 합니다. 기억도 돌아오셨지 않습니까.
  • 사루 히나토
    신기한 사람······. (이상하다거나, 나쁘다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단순 감상을 가벼이 읊조리고는 느리게 깜빡인다.) 저······ 우츠하시 씨. 혹시, 제 인생 제가 브리핑해야 하고 그런 건가요? ···왜···?
  • 우츠하시 스이레이
    (신기한 사람.이라는 감상에는 제대로 듣지 못한 건지 가볍게 넘긴다.) 네, 해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못 하십니까? 간단하지 않습니까, 몇 세부터 몇 세까진 이런 일이 있었고 그래서 불운임을 깨달았고. 뭐 이런 것들.
  • 사루 히나토
    ······. (긁적인다.) 아주 어릴 때에는요, 조심성 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흔히들 다치고 사고 나고는 하니까, 그냥··· 유독 아픈 애였지, 잘 몰랐는데. (불현듯, 아, 어머니는 아셨을 수도 있겠다··· 웅얼거렸다. 중학교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주, 중학생 때쯤에 인생이 살짝 꼬였다···?를 알았던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지금도 자주 다치는 걸로 보이니까요. 상처는 제대로 소독하고 계시죠? (가만 너를 바라보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웅얼거리는 소리에도 그렇군요. 하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중학교 때에 무슨 일이 있으셨나 봅니다. 그런 걸 깨달을 정도라면.
  • 사루 히나토
    상처 치료는, 꼬박꼬박 하고 있어요···. (괜히 제 목덜미를 문지른다. 붕대 감촉이 닿았다.) ···트, 특정한 일이 있었다기보단···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은 쪽. ······사춘기라기엔, 자주 싸웠거든요. 선생님도 휘말리시고···.
  • 우츠하시 스이레이
    (문득 이거 전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하는 생각에 잠시 고개를 기울였다가 원상태로 돌아온다.) 그런데 보통…… 선생님은 싸우기보단 말리는 쪽 아니십니까? 말리다가 휘말린다…가 쉽지 않을 텐데요.
  • 사루 히나토
    (자세히 떠오른 것까지 읊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 쉽지 않은 게 정말 되었던 탓에 잠깐··· 제 재능만 더 자각하고 슬퍼졌다.) 그러니까··· 깨달을 수밖에요, 대단한 사람은 못 되리라는 거. 하루라도 빨리 여럿이 모인 곳에서 벗어나야겠다 싶었고··· 고, 고등학교에 가자마자 자퇴했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고등학교에 대한 추억도 없으시고. 어쩔 수 없겠습니다. 가능한 빠르게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는 걸로 하죠. 저번에도 이야기 했었으니까요. (메모장을 꺼내서 펜을 들었다. 수업 진도는 어디까지 기억하십니까? 하고 간단히 덧붙였다.)
  • 사루 히나토
    앗. (어, 갑자기? 싶었으나··· 마지막 기억을 떠올려 본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고개가 점점 기울어져 간다···) 수학 쪽은 인수분해일까요···. 언어는, 음, 시작하면 잘 기억날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인수분해… 언어는 시작하면. (메모장에 그대로 적는다.) 그런데 그건 알아두세요. 전에도 말했고, 최근엔 나세 씨한테도 인정받을 정도로 남을 가르치는 데에 소질이 없습니다. 정말 가르쳐도 괜찮겠습니까?
  • 사루 히나토
    ······음. 솔직히, 나가서 과외를 받는다던가··· 학원에 다닐 용기는··· 나지 않아서요. (여럿 모인 단체라니 더 껄끄러웠다.) 그러니까 괜찮아요. ······나세 씨한테는 대체 무슨 소리를 들으신 건가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뭐… 확실히 제가 원장이라는 예시로 운영하는 학원에 불운인 학생이 들어 온다고 하면 조금 말릴지도 모르겠군요. (곰곰.) 그냥 나세 씨가 제게 선생할 자질은 못 된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딱 봐도 선생할 자질은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 사루 히나토
    (역시 말려지는 쪽이군··· 어깨 축 처졌다.) ······솔직하게 말할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각오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 사루 히나토
    선생 자질···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끔 사람을 대하는 법을 모르시는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 (짧게 침묵.) 근데 정말로 괜찮으시다는 겁니까?
  • 사루 히나토
    뭐······. 교육자로서는 뭐 한데, 가르치기는 잘 알려줄 거 같아서요···? 일타 강사 강의 보는 기분으로···.
  • 우츠하시 스이레이
    ... (틀렸군. 하고 잠시 한숨을 내뱉는다.) 하여튼 알려드리기는 하겠습니다. 혹시 모를 만약의 이야기지만, 이섬에 있을 때의 일이니 뭐 하나 당부드리자면. 제가 홀로그램이 된다 하더라도 정보는 그녀석이 가지고 있을 테니 해달라고 졸라 보세요.
  • 사루 히나토
    ······. (잠깐, 달싹였다. 나름 태연하게 대화를 주고받던 와중이었기에 다소 뜬금없는 화두라 느꼈다.)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저는 여전히 덤덤한 태도이다. 일상 이야기를 하듯 말한다.) 그야, 곧 포코나가 또 난리 칠 시기 아닙니까. 또 살인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고. ...그 타겟이 제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죽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염려하지 마세요.
  • 사루 히나토
    마, 맞지만···. (평화롭다 싶으면 분탕을 놓았으니 무얼 염려해서 하는 말인지 이해했다만.) ······언젠가를, 이 섬 밖으로 나간 뒤의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한테··· 다 그런 말을 하셨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한 번쯤 이야기 했죠. 그러면서 홀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고요. (고개를 끄덕였다.) 염려하지 말라고 했는데, 사루 씨께서 자꾸 생각나실 말이면 취소할까요? 그다지 중요한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 사루 히나토
    ······아뇨, 취소하지 마세요. 자, 자꾸 생각나기는 할 텐데··· 괜찮아요. (짧은 침묵.) 조금 놀랐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이야기할 만도 하다고는 생각해요······ 그보다. ···중요하지 않은 말이라 판단했다는 게 충격적인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왜죠? 그냥 넘겨가는 말로 할 수 있다고 생각 되는데...., 취소하면 뭐 어떻습니까. 말은 생각보다 수습하기가 쉬운 매체지요. 어디에 CCTV로 흔적이 남지 않는 이상 제가 그 말을 했다고 증명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모든 말에 너무 의미 부여하시는 게 아니실지?
  • 사루 히나토
    ······우츠하시 씨는 모든 말을 너무 싱겁게 받아들이시는 거 같아요···. 전달하는 매체가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충격을 받은 이상 그걸 취소한다고 해도 말로만 없던 것인 척하는 거지··· 기억에는 남지 않던가요? ······그러니까 취소 안 할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저는 반대로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전달하는 매체에 따라 당연히 달라지는 것을. 그리고 기억이란 건 원래 잘 사라지는 것이고요. 당장 사루 씨는 10일 전에 무얼 먹었는지 기억하십니까? 사루 씨께서 더 이상 생각을 안 하신다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건 당연할 텐데. ……특이하시군요. (남한테 넘겼다.)
  • 사루 히나토
    ···그러니까,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말하는 게 아니라···. (벽 보고 설명하는 기분.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살아오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막힌 감각이라.) 그럼···. (겨우 운 떼었다.) 그냥 특이한 사람 할게요, 제가. 저한테 말할 때는 무게를 생각해 주세요. ······부, 부탁해도 될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어렵네요. 전에도 특이한 말씀을 하시더니. (아무렇지 않게 팔짱을 낀다.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걸 보면 마음에 그다지 담지 않은 것 같다.) 네, 일단 당신이랑 대화할 때는 유념해보도록 하죠. 적어도 쓸모없는 건 말하지 않는데…. 유리 구슬처럼 이야기 하면 됩니까?
  • 사루 히나토
    저한텐, 당신도 충분히 특이한 걸요···. 어쩐지 하나하나 입력하는 기분. (보통 속으로 했을 생각을 입 밖으로 냈다.) ······유리구슬처럼 이야기한다는 건··· 예를 들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무슨 제가 로봇이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제법 많이 당당해지셨군요. (가벼이 넘긴다.) 그러니까, 곧 깨질 것처럼 아주 소중히 아기한테 말하듯이………
  • 사루 히나토
    ······그, ···저, 저한테 그런 식으로 대해 달라는 말은 아닌데··· 아기한테는 좀 다르게 행동하시나요···? ······상상이 잘.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음. 아기는 어떻게 다뤘더라. 기억에서 더듬더듬..) 좀 더 조심히 다루겠죠? 말을 아예 안 한다거나. 아기한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어차피 기억에서 잊기도 하고…….
  • 사루 히나토
    ······. (그대로잖아······~~!!) ···유리구슬처럼, 아기 대하듯이 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쓸모나 효율보다도··· 상대를 먼저 생각해 보라는 의미였으니까. 죽은 이후를 가정할 순 있어도 쉽게 전할 말은 아니니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이게 아닌가? 고개를 잠깐 기울였다가,) 상대를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이 섬에 있으면서 한 번 쯤 들어봤을 가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한테 종종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음, 소리가 길게 빼진다.)그나저나 사루 씨는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같이 있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 사루 히나토
    ······가설을 세우는 건 나쁘지 않아요. 이 섬을 나간 뒤의 미래를 이야기하면··· 추, 충분히 염려해야 할··· 일인 것도 맞으니까요. 하지만··· 싫으면 못 들은 걸로 하라는 듯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할 만한 말은 아니었어요···. (침묵 사이로 제 덜미를 쓸었다. 물음의 의중을 파악하고 싶었다.) 지금은··· 혼자 있어도 괜찮지 않을 거 같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렇군요. 무책임하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한 건 아니었지만요. (고개를 까딱였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났으니 사루 씨는 도망치고 싶어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워낙 소극적인 태도를 많이 보이셨고. 안 그렇습니까.
  • 사루 히나토
    ······바보. (가벼운 핀잔.) 솔직히는, 매일 도망치고 싶었고··· 지금도 조금은 그렇지만. ······아직 재판을 하지 않았잖아요. 이, 이젠 생판 남도 아니고, 벌써부터 누굴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싶진 않아요···. 재판을 치른 이들과도 같이 지내는데 이 정도는··· 견뎌볼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핀잔은 가볍게 넘겼다.) 왜 오늘따라 이렇게 용기를 낸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저한테 핀잔도 주시고, 해볼 수 있는 거라면 하라고 부추기기도 하시고. 사루 씨는 만약 좀 더 무던해진다면, 무너진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 준다거나 받쳐주는 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사루 히나토
    ······둘이나 죽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저야, 오늘 질문을 들었을 뿐 매일이 도전이었기 때문에, 어제나 오늘이나··· 비슷한 정도이지만. (이은 물음에 곧장 끄덕였으나 바로 답하진 못했다. 단어를 골랐다.) 이런 답을 바랐을 거 같진 않지만, 늘 그러고 싶었는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둘이나 죽은 게 문제였군요. 다만 다음에는 셋이 죽을 수도 있는 걸.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민하며 말이 없다가,) 할 수만 있다면 사루 씨께 제 성격을 일부 드리고 싶군요. 그렇게까지 남을 챙기고 싶습니까?
  • 사루 히나토
    이번에 용기를 내면 제로가 될 수도 있고요. ······챙기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하고 싶다, 싫다, 같은 게 아니고··· 눈앞의 누군가가 안정되어야 저도 꼭 그런 기분이라.
  • 4챕터 이후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슬쩍 자리 피했다.)
  • 사루 히나토
    ···잠깐, 잠깐. (따라간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 (멈춰 섰다.)
  • 사루 히나토
    ···부축해 드릴게요. (손 내민다.) 지금 그거, ···치료 안 하면 위험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인간이나 동물이나 똑같을 걸요. 제 상태는 제가 잘 압니다. 이걸로는 안 죽어요. (내민 손이 무색하게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눈을 느릿하게 끔뻑였다.)
  • 사루 히나토
    (안 죽는다고 해도 치명상이잖아요. 회복에 피로가 몰려오긴 할 거잖아요··· 할 수 있는 말을 삼키고,) ······실례할게요. (네 팔을 제 어깨에 두르게끔 끌었다.) 그냥, 제 눈으로 치료하는 걸 봐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아서 그래요. (내 탓인 체하자고.)
  • 우츠하시 스이레이
    아. (바보 같은 소리가 흘러나온다.)치료는 무슨……. 그냥 정말 숙소에 들어가면 된다니까요. …. (굳이 힘주어 풀지 않았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인 건 아는가보다.) 지금 사루 씨때문에 엉망이 된 계획만 몇 개인지 아십니까?
  • 사루 히나토
    (말뿐인 저항은 쉽게 흘려듣고는 바로 보건실로 향했다. 같은 섬 안이라 다행이지.) ······글쎄요. 재판장에서 하나, 지금 여기서 하나··· 제가 알기로는 두 개 정도···. 이건 왜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움직이는 동안 가볍게 한숨을 뱉는다. 말이 통하진 않을 것 같군. 그리 생각하면서,) 그 모든 게 지금 틀어지고 있는데 제가 스트레스 받겠습니까, 안 받겠습니까? 이걸 하나하나 설명해야 합니까?
  • 사루 히나토
    ······그건··· 미안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요···. (조금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죽는 것보단 살아있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전 당신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으면 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사과하는 말에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죽는 것보단 살아있는 게 낫겠지만……. 제 생명은 제 권한 아닙니까? 절 장기말로 두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라 그랬을 뿐입니다. ……사루 씨는 본인을 장기말로 안 쓰셔서 모르시겠지만.
  • 사루 히나토
    ···네, 써본 적 없어요. 그런 걸 계획할 만큼 재주가 좋지도 않고···. (체육관 문턱을 넘어 보건실로 향한다. 설전 벌였던 곳마저 지났다.) 하지만, '나 하나 죽는 것으로 괜찮다면' 싶은 판단만은······ 알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여기서 이야기를 했던 것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겠지. 생각하며 보건실 문턱을 넘는다.)치료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 판단은 불행이라서 깨달은 판단입니까?
  • 사루 히나토
    (끄덕이며, 받치던 걸 풀어준다. 그러나 이쪽도 응급 처치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어 의약품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런 거죠. 비교적 어릴 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안 하지만···.
  • 우츠하시 스이레이
    (대충 보아 두었던 붕대를 가지고 와서는 너를 보고 찾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하고 말한다.) 지금도 어린 편이신데. …자퇴할 즈음? 아니면 그보다 훨씬 어렸을 때요?
  • 사루 히나토
    ······. (쳇. 손 뗀다. 의자에 앉아 네 쪽을 쳐다본다.) 아마도······. 더 어릴 때부터 차츰차츰··· 잠식된 쪽이라. 돌이켜 보면 자퇴할 즈음에 확실하게 굳어지긴 했던 거 같네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침대에 대충 걸터 앉아 스스로를 치료했다. 붕대를 두르는 게 대충 두르는 것처럼 보인다.) 어릴 적부터 소심했던 성격이 이해가 가는군요. 그러다 지금은 왜 안 하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 사루 히나토
    ······사실, 그런 마음들이요··· 다른 이들이 살길 바라는 거잖아요. 정이니 뭐니 다 차치하고서요. 그러기 위해선, 그때 제 마음이 최선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던 거 같아요. 별개로···. (빤히··· 바라보다 일어난다. 달라는 듯이 손을 내민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 (말에는 침묵한다. 그렇구나. 하는 감상이 들며 저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래도 그 안까지 들어오는 건 무모했습니다. 제가 어떤 심정으로 계속 안에 있었던 건데요. 앞으론 그러지 마세요. (깊게 한숨을 쉬고는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 사루 히나토
    ······어떤 심정으로 계셨어요? (앞으로 그러지 말란 말에는 미묘하게 답을 피해 갔다. 꿋꿋이 손 내밀고 있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계속 있는 것도 민폐니 최대한 빠르게 죽을 생각으로요. (붕대를 두르는 걸 멈추고 바라본다. 그럼에도 네 손엔 아무것도 쥐여주지 않았다.)
  • 사루 히나토
    (곧, 손을 내린다. 대신 두르다 만 여분을 쥐었다.) 왜······ 민폐라고 생각하셨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우울하게 벌칙하는 곳만 바라봐서 되겠습니까. 이제 사람들을 잠깐 우울하게 만든 사람은 빠져줘야죠. (또 다시 한숨을 쉬고 만다.)
  • 사루 히나토
    ···어차피 홀로그램으로 돌아왔을 텐데······. (저지하지 않는다면 또 제멋대로 행동했다. 어설프게 두른 걸 풀어내고 단단하게 새로 엮는다.) 요 며칠··· 우츠하시 씨를 보면서 든 생각이 있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건 홀로그램이 할 일이지 살아있는 제가 해결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 과정들이 어색한지 별말 않았다.) …뭡니까.
  • 사루 히나토
    정말 지긋지긋하게 말을 안 듣는다······. (···한 번 꽈악, 조였다. 터지지 않을 만큼 조절했으나 조금 아플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대방도 내 말을, 조금도 수용하지 않는데··· 꼭 내가 그래야 할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지금 그런 말을…읏……. (앓는 소리를 제법 내면서 몸을 살짝 숙였다. 겨우 아픔이 가시고 나서야 입을 연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반항하겠다…그런 뜻 아닙니까?
  • 사루 히나토
    오늘 일로, 지금 대화로··· 이 생각이 더 확고해져서요. (문장이 이어질 즈음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그러니까, 네에. 반항···하려고요. 또 이런 일을 백 번 계획하시면, 백한 번은 막을 거예요. 혼자 판단하고 빠지고··· 그런 거 하지 마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하아. (깊은 한숨. 앞으로의 계획엔 이 사람을 복병으로 여겨야겠다. 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혼자 판단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이득이 더 강하다면요? 갑자기 불러놓아서 내가 오늘 이럴 생각인데…. 라고 하면 시간 낭비 아닙니까.
  • 사루 히나토
    ···하나를 말하면 열까지는 모르시는군···. (그제야 적정 거리를 둔 채로 옆에 걸터앉는다. 발끝만 까딱인다.) 이건······ 많이 들었을 법한 말이지만, 무언가 계획할 때··· 효율과 이득만 추구하지 않았으면 해요. ···자신의 생명까지 쓸모를 논하지 말아요. 이런 데 무뎌지지 말고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왔을 땐 이게 늘 정답이었고 그리 하라고들 하셨죠.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 모든 게 잘못 됐으니 바꿔봐라. 하고 권하시는 건. …이건 사루 씨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린 결론이십니까?
  • 사루 히나토
    (고민하듯 잠시간 말이 없다.) 잘못되었다···까지는 아니에요. ···저도 고수해 온 태도가 있어요. 여러 명에게 잔소리를 들었고, 아마 오래 바뀌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요. (겨우 입 뗀다.) ······십 년 전의 저는 도망치기 바빴고, 지금은 남을 신경 쓰기 바빠요. 다음 십 년은··· 어떨지 모르죠. 확실한 건···. 모든 상황에서 단 하나의 선택지만이, 정답은 아니었단 거예요. ······우츠하시 씨가 과거에 어떻게 늘 정답을 받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방식으로는 여러 명에게 오답 판단을 들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다음 딱 한 번만 바뀌어보는 것도··· 아주 틀린 길은 아닐 것이다. 이게 결론이네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오늘 정말 평생 들을 꾸중은 다 들었습니다. 부모님도 제게 이렇게 꾸중하지는 않으셨는데…. 늘 정답은 아니었죠. 가끔 틀린 일이 있어 후회하기도 했었고. 그러나 전 사루 씨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아 아마 사루 씨를 완벽히 이해하긴 힘들겠습니다. 아마 이해하기란 평생에 걸쳐서 해보려고 해도 쉽지 않겠죠. (숨을 크게 들이 쉬더니,) 다만. 이야기는 들어 두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도면 괜찮은 대답이 되겠습니까.
  • 사루 히나토
    (승낙이라고 봐도 무방한 답이 돌아오자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면 괜찮았다.) 살아온 게 다른데··· 어떻게 이해해 달라 하겠어요, 저도 우츠하시 씨를 완전히 이해하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반항하겠다는 선언도 그렇고.) ······언젠가 제 이야기가 생각나서 행동했을 때, 역시 이 방법은 틀렸다 싶으면요. 그냥···. 전처럼 해도 돼요. 어떻게든 살려볼 테니까. ······믿고 마음껏 행동하라는 뜻은 아니니까 오해하진 마시고···.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사루 씨에게 제가 뭐라고 계속 살리겠다고 하십니까.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그것 뿐입니다. 그게 살리는 일로 단정 짓지는 말고요. 다음엔 불운의 일로 당신이 위험해질 수 있은 건 당신도 알지 않습니까. (어째 애들 키워봤자 소용 없다더니, 벌써 반항이나 배워오고…. 그런 생각이나 들어 또 한숨이나 내뱉는다. 벌써 몇 번째 한숨인지.) 사루 씨는 불운에서 벗어날 방법이나 찾아 보세요.
  • 사루 히나토
    ······셀루도스 친구···? (친구라고 명명하기엔 많은 게 걸렸으나···) 음, 알죠··· 이 불운으로 가장 위험한 건 저라는 거. ······그리고 소모적인 게 아니라는 것도요. 잘 찾아보면 방법이 있겠지만,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으로 또 누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적어도 섬 안에서는, 별 생각 하지 않으려고··· 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저희가 친구였습니까? (처음 듣는 말인 듯 시선이 너를 향하다 눈을 끔뻑였다) 하지만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가 누군가 위험에 빠지면 또 구하시러 드시겠지요. 그게 당신이니까요. …혹 지금껏 계속 그래오셨습니까. 매번 운이 나쁠 때마다 누군가를 구하는 것으로 불운의 역할을 하고. 그런 식으로.
  • 사루 히나토
    ······셀루도스, 지인···. (강등.) ······보통 이런 말 몇 마디로 여기까지 생각하나요? 똑똑하시네요···. 일이 엮이기도 해서 티가 난 건가. (일단, 부정은 하지 않았다.) 다른 분들께는··· 마냥 운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니거든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정도는 되겠군요. (수긍.) 전에도 말씀하신 게 있으니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한 두번이 아니라는 듯 구하겠다고 말하는 걸 보아하니……. 어쩌면 무모한 건 제가 아니라 사루 씨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했던 대화들 모두 없던 걸로 하고 사루 씨께 저도 반항해야겠군요.
  • 사루 히나토
    (수긍했잖아··· 이성으로는 그럴 만하다고 납득했지만, 혼자 살짝 상처받았다.) ······그, 아니, 잠깐, 아뇨···. 인정할게요, 무모한 건 맞아요. 그래도 우츠하시 씨보다는 제가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 걸요···. 여러 번 겪은 결과로 인한 통계라고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런 생각도 무모합니다. 그러다 엄청난 불운이 닥쳐와서 당신이 죽을지 말지 생사를 논하는 일이 생기면요? 그건 이시야마 씨를 데려와서라도 이겨내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정확히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들을 통계...라도 볼 수 있습니까?
  • 사루 히나토
    ······. (저 또한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는지 입이 딱 다물렸다. 안 먹히는군···.) ······통계···라고 보긴 어렵지만. 하지만 그게, 저의 재능인걸요. 우츠하시 씨가 연구해 낸 약물 조합을 계획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처럼··· 저한테는 불운을 대가로 누군가를 구하는 일이 그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너무 모호합니다. (괜히 계속 트집이나 잡는다. 운이라는 게 정말로 존재하는 게 맞다면 어찌 이렇게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는 걸까. 생각하고선) 몇 번이나 말해도 제 입만 아프겠군요. 이렇게 말해도 사루 씨는 또 사루 씨의 선택을 하실 거지 않습니까. 반항하겠다고 하셨으니까요.
  • 사루 히나토
    마냥 내버려 둘 수는 없을··· 모호함이기도 하고요. (불현듯 느꼈으나 지금 이 순간 명시되는 것 하나. 이 관계는 영영 평행선일지도 모른다.) 제 경우를 염두에 두고 한 반항은 아니지만··· 네, 선택을 바꾸기는 힘들 거예요. ······당장은요. 이 불운을 방임해도 괜찮을 날이 온다면, 무리해서 뛰어들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죠···.
  • 우츠하시 스이레이
    말이나 못하면 좀 좋습니까. (시선을 잠깐 숙이고는,) 원래 이렇게 할 말을 잘 하던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제 덕분인 것 같지만 수업료는 안 받겠습니다. (뻔뻔하다.) 다음부터는 무리해서 뛰어들지 마세요. 방임하는 게 나을 겁니다. 그게 또 불운으로 작용하는 법이잖아요.
  • 사루 히나토
    (이타利他라는 건 대체 무얼까. 나는 누구에게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자부했으면서도, 네 말에 "아, 음." 같은 탄식을 놓았다. 정반대의 사람한테까지 베푸느라 닮을 수밖에 없는 것.) ···이런 데 수업료를 낼 생각도 없었거든요. (삐뚤어진 감정을 표하는 데 지나치게 솔직했다. 유독 네게 그랬다.)
  • 사루 히나토
    뛰어들지 않아도 행운은 발생해요. 이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걸요. ······그럴 바에는, 누구를 구하는 게··· 낫지 않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운'이라는 건 없으며 사람들은 악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선하기 위해서는 늘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저는 아마 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엉겹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고 예상한다. 그러나 네가 이리 구는 것이 솔직히 답답한 것보다 오히려 나았다. ) 뭐, 받을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제 생명을 깎아먹는 행동을 고집했는데, 제 뒤에 있었던 것만 같은 너는 어느새 제 앞까지 나아가 생명은 그리 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게 괜히 제 모든 삶을 부정당하는 것 같아 괜히 트집을 계속 잡는 것일 것이다.)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당신이 불운이 된 이유가 어쩌면 그것일지도 모르잖아요. 누군가를 구하려고 하는 것.
  • 사루 히나토
    ······왜 말씀하신 거죠···? (황당한 낯. 곧 됐어요, 하며 투덜거리고 만다. 상극이라고 어렴풋하게 느꼈던 바 있으나 새삼스레 이 정도일 줄은···하며 깨닫는 것이다. 둘 모두 기억을 찾은 뒤로 더 그런 듯했다. 생각해 보면, 비합리적인 삶을 산 사람과 합리적인 선택과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끼리의 가치관인데 '저로 하여금 남을 구한다'라는 지점에 겹치는 것도 기적이리라.) (그러니까. 한 번 부딪힌 이상 계속 트집 잡히더라도 말 붙이기를 포기하지 않겠지.) 그, ······아뇨···. 이 운세는 어릴 때부터 존재했던 거 같아요. 누구를 구했나 도왔었나 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자주 다쳤던 건,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냥요. 분위기 환기용. (그리 말하며 제 옷가지를 챙긴다. 문득 합리란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으나 입 밖에는 꺼내지 않았다. 너의 논리에서 합리는 누군가를 구함으로써 합당해지는 것일까? 그래서 다른 말을 하려고는 시도했으나, 그 결심이 무색하게도 비슷한 질문을 꺼내고 만다.) ……적어도 운을 멀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방임하라고 한 것인데…. 만약 당신이 구한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면… 어쩌실 겁니까?
  • 사루 히나토
    ······. (턱 즈음을 쓸었다. 고민하는 기색.) ···글쎄요, 속상하겠죠···? (타인을 돕는다거나 구한다는 행동 이상을 생각해 본 적 없는 게 여과 없이 드러났다. 요는 네 의문의 답이 되기도 했다.) 방임하더라도 운으로 누가 다치고, 위협받고··· 또 살게 되는 현상은 자연 발생하게 될 텐데. ······그래도 그냥 둬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속상한 게 답니까? (고개를 잠시 기울였다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돌려 원상복귀 시킨다.) 그걸 그냥 가만히 냅둬도 어차피 당신 말마따나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위협받고 누군가는 살게 될 겁니다. 그러니 방임해도 그게 그거 아닙니까. 굳이 당신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입니다.
  • 사루 히나토
    속상하고··· (고민이 길다.) 슬플 거 같아요. (간극.) 그 순간에 착한 사람인가 아닌가 고려할 틈이 없긴 하지만··· 누군가를 돕는 데에··· 나쁜 결과를 낳길 바라고 행동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애초 물음이 던져지기 전까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있죠. 하나 물어봐도 괜찮아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사루 씨 말씀이 맞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데에 나쁜 결과를 낳길 바라고 행동하는 경우는 드물죠. 하지만 그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음, 소리가 짧게 울려퍼지더니) 제게 감정호소를 하는 게 아니라면요.
  • 사루 히나토
    (왜 필요하지? 반문하지 않고. 다음 질문과 겹쳐졌다.) 눈앞에 곤란한 상황에 처한 생물이 있고, (인간으로 특정하지 않는다.) 그걸 제가 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요·· 게다가 절반 이상의 확률로 성공할 수 있다면, ······우츠하시 씨는, 그래도 움직이지 않을··· 자신 있어요? 순하든 아니든···.
  • 우츠하시 스이레이
    (고민하는 시간도 갖지 않은 채 바로 네, 하고 대답한다.) ……절반 이상이라고 해봤자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확률에 목숨을 굳이 걸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 지금까지 무언가를 구출할 때마다 그래 왔는걸요. ……어느 게 더 급하냐에 따라 생명을 살려 왔었고.
  • 사루 히나토
    아하···. 어느 정도 목숨을 거는 건, 당신이나 저나 비슷한데··· 걸게 되는 타이밍이 다르구나. 이해했어요. (말하고자 하는 바를 꺠달았는데 오히려 고개가 기운다.) ······. (짧은 침묵.) 이해는 했는데,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할 자신이 없어요···. 삶에서 누군가를 돕는 것 이상으로··· (말 고른다.) 보람찼던 적이 없어서.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당신의 인생에서 타인을 구하는 걸 빼면 뭐가 남습니까? 전 당신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를... 마땅히 찾지 못 했습니다. (기우는 머리를 따라 저도 머리가 기운다.) 뭐... 셀루도스 히어로라도 되고 싶어서 그러시는 건지. 구해줬는데 저처럼 반응하며 뭐라고 하는 사람도 처음이시겠죠?
  • 사루 히나토
    (물음에 꼬박 답했으면서 이 타이밍에서는 잠시 망설였다.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고개를 바로하며 말 붙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잘···. (으쓱이고.) 히어로가 되기엔 정의감 같은 게 없어서 탈락이네요··· 그리고, ······네. (퉁명.) 고맙다는 말도 못 들은 건 처음이에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충분히 정의감 넘치시는 것 같은데. (중얼거리며 바라본다. 네가 구하는 걸 저는 '정의'로 보고 있었을 것이다.)……. 계획을 방해한 사람한테 고맙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이어 작게 한숨을 쉬고서는, 고개를 살짝 꾸벅인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사루 히나토
    ···그런가. (정정해 주지 않는다.) ···이거,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엎드려 절 받기? 지금 와서 요구할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죠···. (정말 기분이 미묘해져서 되레 뾰로통한 낯이 된다.) ······고맙다는 말을 할, 생각은 있었다는 게··· 다행이네요. 천만에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네, 엎드려 계시길래 제가 절 한 번 해드린 겁니다. (덤덤하게 이어나간다.) 그럼 제가 고맙다고 말도 안 할 줄 알았습니까. 일단 살긴 했으니까요. 일단 고맙다고는 하겠지만…. 제가 뒷 계획이 사라진 만큼 이 다음에 무얼할지에 대해서는 책임지셔야 겠습니다.
  • 사루 히나토
    (순간 욱했는데 열낼 타이밍을 놓쳤다. 입만 벙긋벙긋···) (이내 큰 한숨.) ···책임이요? 제가요? ······원래 계획은 뭐였는데요···? 죽어서 홀로그램이 된다를 제외하고서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 (침묵한다. 홀로그램이 된다를 제외하고서 없었어서....한참을 그리 침묵만 하다가,) … 됐습니다. 진짜 바라고 꺼낸 말도 아닌데요. 진짜 책임지거나 뭐다 할 생각도 아니었지 않습니까.
  • 사루 히나토
    ······. (침묵에 눈 가늘어진다. 다만 고요로 인해 저 또한 골몰할 틈이 생겼다.)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여태, 생각을 못 해봐서 그래요. 그런 말 들어본 적 없어서···? ······당신이 앞으로를 생각하는 데 필요하면요, 그럴게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말에 눈을 끔뻑이며 바라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정말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요. 제 앞날은 제가 챙겨야지 남한테 의지해봤자 뭐가 생깁니까. (괜히 네 어깨를 한 번 툭 치고서는,) 사루 씨께서의 앞날을 더 생각하시길. 앞으로 뭐 할진 정해두셨습니까?
  • 사루 히나토
    (괜한 소리 하는 사람 아니면서. 아리송하게 쳐다보다가도 아, 하며 시선을 떼고, 뒤로 풀썩 누워버렸다.) ······두 가지 정도로요. 첫째는 기관과 관련이 있다면, 둘째로는 없다면···의 가정. 당신은요? 이왕 살게 된 삶이니 지금부터라도 다음을 생각해 봐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저는 첫 번째, 기관과 관련되어 있다면…에 한 표를 드리고 싶습니다만. 자세하게는요? (고개를 기울였다가,) 전…. 다른 분들께 물어보며 계획을 복사라도 해갈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거든요. 여기서 나가면 바로 복직할 수도 있겠고.
  • 사루 히나토
    ······어머니를··· 찾아야겠죠. 그게 가장 먼저인 거 같아요. ···그래서, 기관의 그늘에서 벗어난다거나···. (확실한 건 하나였고 그마저도 자세하지 않았다. 빠안 올려다보더니 느리게 입 연다.) 복직도 복직이지만, 우츠하시 씨도 소중한 게 있으시면··· 앞으로는 그걸 위해서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것도 그러네요. 하지만 기관의 그늘 아래를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불운이라면……. 더 그럴 수도 있고요. (자세히는 설명하지 않았다. 너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 소중한 게 없어서요. 가족도 소중하긴 하지만……가족을 위해 살기에는 이미 당신들 삶이 있으니, 가끔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족하실 겁니다. 사루 씨나 소중한 것을 위해 살아 보시고, 나중에 이야기나 들려주세요.
  • 사루 히나토
    ······그렇, 겠죠. (안다. 하여 이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지막이, 어머니라도 벗어나면 좋겠다고··· 웅얼거리기는 했으나.) 그. (잠깐 침묵.) 저야 늘 소중한 것을 위해 살긴 하지만··· 가끔 뵈었다, 살아계신다 이상으로는 드릴 수 있는 말이 적을 걸요. (뱉고 나서 든 생각.) 어찌 보면 당신이랑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당신과 내가요. (그리 말하면 잠시나 쓰게 웃었다. 곧 다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지만.) 우린 아무래도 그걸 반복해야 할 운명인가 보군요. 옛날에 했던 말 기억합니까? 집에 초대해주겠다고.
  • 사루 히나토
    ······운명이라. 너무하다 싶긴 하지만요···. (기억을 되짚어 보듯 눈 굴리다, 아, 재차 입 연다.) 기억···하죠. 진짜 원하세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음, 소리를 짧게 내다가.) …뭐, 싫음 말으시고요. ……….
  • 사루 히나토
    ······아, 아니. ···오세요. 오셔도 돼요···. 지금도 올 마음 있으신가···해서···.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럼 실례하고 찾아 뵙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 음식도 해주신다면서요. 다 거짓말은 아니셨죠?
  • 사루 히나토
    (슬쩍 웃었다···) 호토 말씀이시죠. ···해드릴게요, 오셔도 좋아요. 따로 선호하는 음식 있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도쿄에서 그다지 먼 것도 아니니. (눈을 끔뻑이다가,) 아뇨, 딱히 없어요. 가리는 것도 마땅히 없으니 편한대로 주셔도 알아서 먹을게요. 그 지역은 시골동네라서 볼 건 없다고 하셨으니, 거의 가정 방문이 되겠군요. ……
  • 사루 히나토
    ······그, 공부 알려달라느니 했던 적 있지만요···? 가정 방문보다, 집에 놀러 가는 느낌으로 오는 거 아니었나요? (잠깐 황당한 낯 된다. "그리고···") 그다음은 제가 도쿄로 갈래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놀러가는 게 맞긴 한데, 주변에 볼 게 없으니 가정방문이란 표현을 쓴 거긴 합니다만…. (저도 황당한 낯이 되었다가,) 음, 그래요. 대신…. 혹 강아지, 고양이 같은 알레르기가 있는지요.
  • 사루 히나토
    ······표현 투박해···. (농 섞인 어투. 황당함은 금세 일상적인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뇨, 없을···걸요? 아마도요. 유기묘나 유기견 애들도 비슷하게 도운 적 있었는데, 그때 괜찮았으니까···.
  • 우츠하시 스이레이
    그럼 됐습니다.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가끔 집에 데려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놀러오셔도 만약 그런 알레르기가 있으면 소개도 못해드리거든요. (어깨를 으쓱이고는,) 괜찮다면 다른 동물들도 소개 해 드릴게요.
  • 사루 히나토
    음, 동물은 꽤··· 좋아하는 편이니까. 좋아요, 소개해 주세요. ···저도 모르는 알레르기가 발견되면, 그건 어쩔 수 없겠지만요···. (기쁜 마음으로 상상하며 끄덕인다. 그러고 무얼 생각하듯 한참을 침묵했다가.) ······전 무슈 아르노가 먹고 싶어요.
  • 우츠하시 스이레이
    무슈 아르노요? ……꿈도 크시군요. 유명한 베이커리라면 줄 서서 먹어야 할 디저트를…. (잠시 뜸, 해졌다가) 바바 오 럼도 괜찮습니다. 성인이니까 성인의 디저트도 드셔 보셔야죠. 사드리겠습니다. (선뜻.)
  • 사루 히나토
    ······서, 성인의 디저트. (더듬더듬.) 럼이면··· 술이죠? 알코올이랑 관련된 디저트는 초코 안에 술 넣은 거 말고는 몰라요···. (그마저도 지금은 이름을 까먹었지만.) 하지만, 사주신다니 미리 잘 먹겠습니다. (냉큼.)